저녁 7시가 넘은 시간, 사무실에 불이 켜져 있으면 예전엔 ‘열심히 하는 팀’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한 지금은 ‘관리를 못 하는 팀’으로 보이기도 하죠.
이러한 변화는 지난 수년간 조직을 관리하면서 제가 가장 크게 체감한 변화 중 하나입니다. 저 역시 몇년 전까지만 해도 야근이 당연했고, 상사보다 먼저 퇴근하면 눈치가 보이는 문화 속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저와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그 문화를 그대로 적용하면, 야근 세대차이로 인해 대화가 아니라 충돌이 시작됩니다.
야근 세대차이에 대한 인식은 단순한 근태 문제가 아닙니다. 세대마다 ‘일’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구조적인 온도차입니다. 문제는 이 온도차를 관리자가 “요즘 애들은 근성이 없다”거나 “꼰대들은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해석하는 순간, 팀 운영이 어긋난다는 점입니다.
2026년 들어 이 문제는 감정의 영역을 넘어 제도의 영역으로 넘어왔습니다. 고용노동부가 ‘공짜노동 근절을 위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을 시행하면서(2026년 4월 9일 시행, 고용노동부), 관리자가 야근을 대하는 방식은 이제 조직 문화의 문제인 동시에 법적 리스크 관리의 문제가 됐습니다
🔗 관련 글 보기(고용노동부) : 공짜노동 근절을 위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지침
이 글은 ‘4060 관리자를 위한 세대 소통’ 시리즈의 세 번째 편입니다.
앞선 두 편에서 꼰대라 불리는 이유(1편)와 지시·요청 화법의 차이(2편)를 다뤘다면, 이번엔 야근이라는 가장 뜨거운 갈등 지점을 실무자의 시선으로 풀어보겠습니다.
🔗 관리자를 위한 세대 소통 1편 : “라떼는 말이야” 안 하는데도 꼰대 소리 듣는 이유
🔗 관리자를 세대 소통 2편 : MZ 후배 소통법 – “김대리, 이거 좀 해줘” vs “김대리님, 이거 가능할까요?”
팀원의 야근을 ‘헌신도’로 해석하는 순간, 저는 나쁜 관리자가 됩니다. 야근은 결과이지 지표가 아닙니다. 야근 시간이 길다는 것은 일정 계획이나 업무 리소스 배분이 잘못된 것은 아닌가를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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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온도차가 클까 – 세대별 ‘일’의 의미가 다르다
야근에 대한 인식 차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각 세대가 ‘일’을 왜 하는지부터 다르게 정의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세대별 워킹트렌드 비교 조사에 따르면,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정의하는 워라밸은 ‘야근 없는 정시 퇴근’에 가깝고, X세대와 86세대(50대 이상)가 정의하는 워라밸은 ‘자유로운 휴가 사용’에 더 가깝습니다
이 차이는 단순한 취향이 아닙니다. 같은 조사에서 Z세대 직장인의 업무 동기는 ‘성취감(27.1%)’이 ‘돈(11.4%)’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지만, 밀레니얼(28.5%)과 X세대(28.7%)는 업무를 ‘생활에 필요한 돈을 버는 수단’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즉 젊은 세대에게 야근은 ‘내 시간을 회사에 내어주는 것’으로 읽히기 쉽고, 기성세대에게는 ‘당연히 감내해야 할 몫’으로 읽히는 경향이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사회 전반의 인식도 영향을 줍니다. 한국리서치의 2026 세대인식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3%가 우리 사회의 세대갈등이 심각하다고 답했고, 이는 2021년 조사 시작 이후 매년 80%를 웃도는 수치를 유지하고 있죠.
🔗 관련 링크(다음 뉴스) : 세대갈등 심각 83%…갈등 본질 두고 세대별 시각차
다만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은 지난해 25%에서 올해 18%로 줄었는데, 이는 갈등 자체가 사라졌다기보다 갈등에 대한 체념 혹은 익숙함이 늘었다고 해석하는 편이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이 통계를 처음 봤을 때 뜨끔했습니다. 제 세대는 야근을 ‘조직에 대한 헌신’이자 ‘성장에 대한 열정’으로 배웠지만, 지금 팀원들은 야근을 ‘리소스 관리 실패의 증거’로 봅니다. 어느 쪽이 맞고 틀리냐의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같은 단어를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대화가 시작됩니다.

판이 바뀌었다 – 야근이 ‘문화’에서 ‘법적 리스크’가 된 이유
세대차이만으로 이 주제를 다루면 절반만 보는 셈입니다. 2026년 들어 야근을 둘러싼 환경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 4월 8일 ‘공짜노동 근절을 위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을 발표하고, 다음 날인 4월 9일부터 전국 사업장에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이 지침은 노사정 및 전문가 협의체인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이 2025년 12월 30일 합의한 제도개선안의 후속 조치입니다.
핵심은 이렇습니다. 근로시간 산정이 가능한 사무직·IT 업종 등에서 기본급과 수당을 구분하지 않고 뭉뚱그려 급여를 지급해오던 관행이, 이제는 실제 근로시간에 맞는 수당을 정확히 산정해 지급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 임금체불로 간주됩니다.
다만 포괄임금제를 전면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2026년 4월 기준 국회에 9건이 상정돼 있으나 아직 통과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게 왜 중요할까요. 관리자 입장에서 “예전엔 다들 그렇게 일했다”는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팀원에게 암묵적으로 야근을 기대하는 관리 방식 자체가, 이제는 조직에 임금체불 리스크를 지우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회사생황을하면서 입버릇 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제도가 바뀌면 사람이 아니라 프로세스를 먼저 바꿔야 한다.” 야근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애들은 야근을 싫어한다”는 감상적 접근이 아니라, “우리 조직의 업무 기록·수당 산정 체계가 지침을 충족하는가”라는 실무적 질문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입니다. 세대 이해는 관계의 문제고, 지침 준수는 생존의 문제입니다.
관리자가 실제로 쓸 수 있는 소통 원칙 3가지
세대차이를 이해했다고 저절로 팀 운영이 나아지지는 않습니다. 실무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소통 방식이 필요합니다. 제가 직접 시행착오를 거치며 정리한 세 가지 원칙을 공유합니다.
첫째, 야근을 ‘지시’가 아니라 ‘업무량 문제’로 재정의해서 대화합니다.
“오늘 야근 좀 해줘야겠는데”라고 말하는 순간, 팀원은 이를 개인의 헌신 요구로 받아들입니다.
대신 “이 업무량이면 오늘 안에 끝내기 빠듯할 것 같은데, 우선순위를 조정할지 시간을 더 쓸지 같이 정해볼까요”라고 물으면 대화의 성격이 바뀝니다. 이는 시리즈 2편에서 다룬 ‘요청형 화법’과 같은 맥락입니다.
둘째, 왜 지금 이 업무가 필요한지 맥락을 먼저 설명합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왜’가 없는 지시에 저항감을 느낍니다. “이거 오늘 안에 끝내야 해”보다 “내일 오전에 임원 보고가 있어서, 오늘 중 이 데이터가 있어야 자료를 완성할 수 있다”는 맥락 설명이 훨씬 잘 받아들여집니다. 목적이 납득되면 후배들도 야근에 대한 저항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죠.
셋째, 야근이 반복되면 ‘누구의 문제인지’를 개인이 아니라 구조로 진단합니다.
특정 팀원이 계속 늦게까지 남는다면, 그 사람의 근성 문제가 아니라 업무 분배, 프로세스, 혹은 관리자의 일정 관리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 년간 조직을 운영하며 확인한 바로는, 반복적인 야근은 대부분 개인기가 아니라 구조적 병목에서 시작됩니다.
“관리자의 시선으로 본 야근 문제”는 결국 ‘리소스 배분 실패’로 귀결됩니다.
저는 야근이 잦은 파트가 있으면 가장 먼저 사람을 다그치지 않고 업무 흐름표부터 다시 점검합니다. 감정을 배제하고 냉정하게 현실을 점검하면 대부분의 문제는 사람이 아니라 프로세스에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세대가 아니라 시스템으로 풀어야 하는 이유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한 가지는 분명해졌을 겁니다. 야근 문제는 “요즘 애들”이나 “옛날 사람들”이라는 세대 프레임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제도가 바뀌었고, 각 세대가 일에 부여하는 의미도 다르며, 무엇보다 관리자의 업무 설계 방식이 야근의 총량을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조직을 관리하며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세대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공감’의 영역이고, 근로시간 지침을 준수하는 것은 ‘리스크 관리’의 영역이며,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하는 것은 ‘실행’의 영역입니다. 이 세 가지를 분리해서 접근해야 관리자도, 팀원도 지치지 않습니다.
저역시 매일 여러 세대의 팀원과 마주하지만, 정작 가장 어려운 상대는 ‘내가 배운 방식’을 내려놓는 저 자신이었습니다. 야근에 대한 온도차를 인정하는 것에서, 모든 대화는 다시 시작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포괄임금제가 2026년에 완전히 폐지된 건가요?
아닙니다. 2026년 4월 기준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한 전면 폐지는 아직 국회 논의 중입니다. 다만 고용노동부가 2026년 4월 9일부터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을 시행하며, 근로시간 산정이 가능한 업종에서는 사실상 오남용에 대한 집중 관리 감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Q2. MZ세대 팀원에게 야근을 요청하면 안 되나요?
야근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왜 필요한지’에 대한 맥락 설명 없이 관행적으로 요구하면 저항이 커집니다. 업무량과 목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가능하면 조정의 여지를 함께 논의하는 방식이 수용도를 높입니다.
Q3. 반복적인 야근을 줄이려면 관리자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특정 팀원의 태도보다 업무 분배와 우선순위 설정 구조를 먼저 점검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반복되는 야근은 대부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프로세스의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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