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을 관리하며 수많은 데이터를 보지만, 가장 무서운 데이터는 따로 있었습니다. 팀장 자리에서 내려온 선배들의 ‘그다음 5년’ 데이터였습니다. 팀을 이끌던 시절에는 누구보다 바쁘고 높아 보이던 분들이, 타이틀이 사라지자 갑자기 존재감이 없어지는 장면을 저는 여러 번 보았습니다.
저 또한 조직을 이끌며 매일 치열하게 살고 있지만, 제 자리가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아찔해집니다. 그래서 오늘은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속으로 되묻는 질문을 정면으로 다뤄보려 합니다. 일 잘하는 팀장 편한 팀장, 과연 누가 더 오래갈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오래가는 팀장은 ‘일을 잘하는 사람’도, ‘편한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 잘하는 팀장 편한 팀장의 모습을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라고 생각하는데요.
아래에서 그 근거와 실행 방법을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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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0 팀장은 왜 이 질문이 궁금할까요?
팀장이라는 자리는 흔히 커리어의 정점처럼 느껴지지만, 숫자로 보면 오히려 중간 정거장에 가깝습니다.
국가데이터처가 2026년 8월 발표한 ‘2026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55~79세 고령층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둘 당시의 평균 연령은 53.0세였습니다. 같은 일자리에서의 평균 근속기간은 대략 17년 7개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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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분들이 앞으로 일하고 싶다고 답한 평균 연령은 73.6세였습니다. 주된 일자리를 떠나는 시점과 일하고 싶은 시점 사이에 20년 넘는 간격이 있다는 뜻입니다.
퇴직 사유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사업 부진·휴폐업이 24.9%, 건강 악화가 22.1%, 가족 돌봄이 15.2%였고, 정작 정년퇴직은 13.2%에 그쳤습니다.
이 숫자를 4060 팀장의 입장에서 해석하면 이렇습니다. 정년까지 한 직장에서 직함을 지키며 근무하는 사람은 이미 소수라는 것입니다. 제가 이 통계를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오래간다는 말의 기준을 바꿔야겠다’였습니다.
한 자리를 오래 지키는 것보다, 어떤 자리에서든 다시 쓰일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진짜 ‘오래감’에 가깝다고 보았습니다.
팀원들이 저를 부르는 호칭은 제 능력의 증명이 아니라 회사가 잠시 빌려준 역할의 이름입니다.
직함이 사라진 뒤에도 남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묻지 않으면, 팀장 시절의 성공이 오히려 퇴직 후의 공백을 키웁니다.
‘일 잘하는 팀장’, ‘편한 팀장’이란?
회사에서 ‘일 잘하는 팀장’이라고 불리는 분들은 대체로 두 부류로 나뉩니다.
하나는 본인이 직접 해결하는 에이스형이고, 다른 하나는 팀이 해결하도록 구조를 만드는 시스템형입니다. 겉으로는 둘 다 성과가 좋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편한 팀장’도 마찬가지입니다.
팀원이 말을 걸기 편하게 생각하고 팀원들에게 질책이 적은 팀장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심리적 안전감을 만들어 팀원이 문제를 일찍 꺼내게 하는 팀장이 있고, 그저 갈등과 책임을 회피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편해 보이는 팀장이 있습니다. 앞의 편함은 자산이 되지만, 뒤의 편함은 부채가 됩니다.
즉, ‘일 잘하는 팀장 VS 편한 팀장’이 아니라, ‘에이스형 VS 시스템형’, 그리고 ‘안전감형 VS 회피형’을 비교해야 합니다. 이걸 구분하자는 것이 이 글의 핵심입니다.
일 잘하는 팀장이 흔히 부딪히는 한계
사실 에이스형 팀장은 가장 눈에 잘 띕니다.
어려운 과제를 본인이 직접 처리하고, 보고서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기 때문에, 윗선의 신뢰를 얻기 쉬운 유형이라 승진도 빠른 편입니다. 문제는 이런 조직 관리 방식은 팀 규모가 커질수록 한계에 부딪힌다는 점입니다.
모든 의사결정이 한 사람에게 모이면서 병목이 생기고, 팀원들은 점점 스스로 판단하는 대신 팀장의 승인을 기다리게 됩니다. 그러다 그 팀장이 휴가를 가거나 번아웃에 빠지면 팀 전체가 멈추는 상황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이런 팀은 성과가 좋아 보이는데도 취약합니다. 경영진도 이 점을 압니다. 한 사람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조직은 회사 전체의 입장에서는 매우 큰 리스크이기 때문이죠.
또 하나는 팀원의 성장 문제입니다. 팀장이 가장 어려운 일을 계속 가져가면 팀원은 그 일을 배울 기회를 잃습니다. 단기 성과는 오르지만 팀의 기본기는 점점 약해집니다. 팀장이 일을 잘하는 것과 팀원이 일을 잘하게 만드는 것은 서로 다른 능력이라는 점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제품 관리에서 가장 위험한 구조는 ‘모든 요구사항이 한 사람의 머릿속을 거쳐야 하는 로드맵’입니다. 팀장의 판단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 판단이 팀 안에서 복제되지 않으면 확장성이 없습니다. 저는 요즘 제 의사결정을 ‘기준’으로 문서화해서 팀원이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편한 팀장이 가진 장점과 숨은 위험
편한 팀장의 가장 큰 장점은 정보가 빨리 올라온다는 것입니다.
팀원이 실수를 숨기지 않고 일찍 말해주기 때문에 작은 문제가 큰 사고가 되기 전에 막을 수 있습니다. 이직률도 낮은 경향이 있습니다. 팀원 입장에서는 같이 일하기 편한 사람이 곧 오래 다니고 싶은 이유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편함이 목적이 되는 순간 위험해집니다. 어려운 피드백을 미루고, 기준을 낮추고, 팀원 사이의 갈등을 방치하면 팀은 ‘평화롭지만 정체된’ 상태가 됩니다. 이 단계에서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것은 성과를 숫자로 설명해야 하는 순간입니다. 임원 보고나 평가 면담에서 ‘분위기는 좋습니다’라는 말은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여기서 현실적인 조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편한 팀장이 오래가려면 편함을 ‘결과로 환산하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팀원이 일찍 문제를 공유해서 줄어든 재작업 시간, 낮아진 이직률 같은 숫자를 직접 제시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편한 팀장은 그냥 ‘착한 사람’으로 기억될 뿐, ‘업무를 믿고 맡길 사람’으로 기억되지 못합니다.
팀장의 영향력과 한계
팀장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해외 연구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됩니다.
미국 갤럽은 관리자가 사업 단위별 직원 몰입도 점수 편차의 최소 70%를 설명한다고 추정했습니다. 관리자와 일상적인 소통이 있는 직원의 몰입도가 높고, 강점을 바탕으로 성장을 돕는 관리자는 팀원을 몰입시킬 가능성이 두 배 이상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조사 결과는 주의해야할 점이 있습니다.
첫째, 이 연구는 미국 중심의 조사이고 한국 조직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둘째, ‘몰입도 점수의 편차를 설명한다’는 말은 ‘팀장이 얼마나 오래 자리를 지키는가’를 직접 말해주는 지표가 아닙니다. 팀장이 팀 분위기와 성과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해석합니다. 팀장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은 곧 팀장이 ‘교체 가능한 부품’이 아니라 ‘조직의 핵심’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핵심 가치는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팀이 그 레버로 얼마나 일관된 결과를 내느냐로 평가됩니다.
에이스형이든 안전감형이든, 결국 팀의 성과로 번역되지 않으면 오래가기 어렵다는 것이 제 현장 감각입니다.
의사결정자 앞에서는 감정과 인상이 아니라 근거가 통합니다. 저는 보고 문서마다 ‘결론, 근거 수치, 리스크, 요청 사항’의 네 줄을 먼저 씁니다. 편한 팀장이든 일 잘하는 팀장이든, 이 네 줄을 쓸 수 있으면 오래갑니다.

임원의 시선에서는 두 유형이 어떻게 보일까요
팀장을 평가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팀장의 ‘인품’보다 ‘예측 가능성’을 먼저 봅니다.
이 팀장에게 일을 맡기면 일정이 지켜질지, 문제가 생기면 일찍 알려줄지, 숫자로 설명할 수 있을지를 따져보는 것입니다. 저도 위로 보고를 올리는 입장에서 늘 이 세 가지를 스스로에게 먼저 묻습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에이스형 팀장은 ‘결과의 예측 가능성’은 높지만 ‘지속 가능성’측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습니다.한 사람이 쓰러지면 전체가 흔들리기 때문이죠. 반대로 회피형 편한 팀장은 ‘정보의 예측 가능성’에서 점수를 잃습니다.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보고가 올라오면, 분위기가 아무리 좋아도 신뢰를 쌓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윗선에서 오래 신뢰받는 팀장은 의외로 평범한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쁜 소식을 가장 먼저 가져오고, 숫자로 말하고, 요청 사항을 분명히 합니다. 화려한 성과보다 이런 꾸준함이 쌓여 ‘이 사람에게는 맡겨도 된다’는 평판이 만들어집니다. 저는 이것을 팀장의 ‘신용’이라고 부릅니다.
신용은 한 번의 큰 성과로 쌓이지 않습니다. 약속한 날짜에 보고를 올리고, 틀린 숫자를 스스로 정정하고, 팀원의 실수를 대신 설명해주는 작은 행동이 모여 쌓입니다. 반대로 신뢰를 잃는 건 한순간입니다. 한 번 숨긴 문제가 드러나면 그동안 쌓아온 신뢰가 한번에 빠져나갑니다.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면 장애나 프로젝트 일정 지연은 수시로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저는 그때마다 해결책이 없더라도 ‘현황, 영향 범위, 다음 확인 시점’만 먼저 공유합니다. 완벽한 답을 들고 가려다 타이밍을 놓치는 것보다, 불완전해도 먼저 알리는 편이 훨씬 오래갑니다.
팀원의 눈에는 어떤 팀장이 오래 기억될까요
위에서 보는 시선만큼 중요한 것이 아래에서 보는 시선입니다.
팀원들은 팀장의 발표 자료가 아니라 하루하루의 태도를 봅니다. 질문했을 때 짜증을 내는지, 실수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는지, 성과를 누가 가져가는지를 정확히 기억합니다.
일 잘하는 팀장이 팀원에게 가장 크게 남기는 인상은 ‘배울 것이 많다’입니다. 그런데 그 배움이 일방적이면 부담으로 바뀝니다. 반대로 편한 팀장이 남기는 인상은 ‘말하기 쉽다’입니다. 그러나 말을 들어주기만 하고 방향을 주지 않으면 불안으로 바뀝니다. 결국 팀원이 오래 기억하는 팀장은 배울 것을 주면서도 말할 공간을 열어주는 사람입니다.
이 평판은 팀장 이후의 시간에도 이어집니다. 팀원은 나중에 다른 회사의 팀장이 되기도 하고, 협력사 담당자가 되기도 하고, 이직할 때 레퍼런스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팀원과의 관계를 나의 자산으로 보는 관점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다만 팀원과 지나치게 가까워지려는 노력이 오히려 부담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든 팀원이 팀장과 친해지기를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팀원은 적당한 거리와 명확한 기준을 더 편하게 느낍니다. 그래서 저는 ‘모두에게 편한 팀장’이 아니라 ‘각자에게 필요한 만큼 곁에 있는 팀장’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팀 회의에서 반론이 사라졌다면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말하기를 포기한 것일 수 있습니다. 저는 회의가 너무 매끄럽게 끝나는 날을 오히려 경계합니다. 일부러 ‘이 안의 가장 큰 약점은 무엇일까요’라고 물어보면 그때서야 진짜 의견이 나오곤 합니다.
오래가는 팀장의 5가지 전략
그렇다면 ‘오래가는 팀장’이 되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요? 아래 다섯 가지는 제가 조직을 운영하며 직접 적용해보고, 효과가 있었던 것만 추린 것입니다. 다만 모든 조직의 정답은 아니니 상황에 맞게 조정하시길 권합니다.
1단계. 내 시간을 4주간 기록해 ‘플레이어 비율’을 확인합니다.
하루 업무를 ‘내가 직접 만드는 일’과 ‘팀이 잘 돌아가게 하는 일’로 나누어 4주 동안 기록해보세요. 직접 만드는 일이 절반을 넘는다면 에이스형 병목의 초기 신호일 가능성이 큽니다. 처음 해본 날 저는 제 시간의 상당 부분이 팀원이 할 수 있는 일에 쓰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2단계. 위임을 ‘일’이 아니라 ‘결정 권한’ 단위로 설계합니다.
단순히 업무를 넘기는 것과 판단 권한을 넘기는 것은 다릅니다. ‘이 범위 안에서는 보고 없이 결정해도 된다’는 기준을 팀원과 합의해 문서로 남겨보세요. 권한이 명확해지면 팀장의 승인 대기 시간이 줄고, 팀원의 책임감도 올라갑니다.
3단계. 1:1 면담을 정례화하되, 안부가 아니라 막힌 점을 묻습니다.
앞서 본 갤럽 자료도 일상적인 소통이 몰입도와 연결된다고 말합니다. 저는 2주에 한 번 짧게라도 ‘지금 가장 막힌 일 하나, 내가 치워줄 수 있는 장애물 하나’를 묻습니다. 편함은 이런 반복에서 만들어지고, 동시에 성과로 연결됩니다.
4단계. 팀의 성과를 숫자와 한 줄 문장으로 정리하는 습관을 들입니다.
성과는 수치로 증명하고, 맥락은 한 줄로 설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재작업 시간 감소’, ‘일정 준수율 상승’처럼 팀 단위 지표를 정하고 월별로 기록해보세요. 이 습관이 있는 팀장은 평가 시기에 훨씬 덜 불안합니다.
5단계. 내가 없어도 돌아가는 팀, 그리고 팀장 이후의 나를 동시에 준비합니다.
후임이 될 만한 팀원을 키우는 일은 손해가 아니라 보험입니다. 후임이 있어야 저도 다음 역할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직함과 무관하게 쌓이는 자산, 즉 외부 네트워크, 직무 전문성, 기록으로 남은 성과를 의식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내가 빠져도 팀이 돌아가면 내 가치가 줄어드는 것 아닐까 두려운 마음이 들 수 있지만 실제로는 반대입니다. 팀이 스스로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다른 자리에서도 같은 일을 다시 할 수 있다는 증거를 갖게 되고, 이것이 다음 기회를 여는 열쇠됩니다.

팀장 이후를 준비하는 관점: 직함 자산과 역량 자산
팀장 리더십 논의가 4060 세대에게 특히 중요한 이유는 ‘팀장 이후’가 곧 은퇴 준비와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본 조사에서 지난 1년간 연금을 받은 고령층은 52.7%였고,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88만 원이었습니다. 연금만으로 생활을 설계하기 어렵다는 현실이 숫자로 드러납니다.
이 숫자를 보고 저는 팀장의 자산을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직함 자산은 연봉, 권한, 인정처럼 회사가 주는 것이고, 역량 자산은 팀을 설계하고 숫자로 설명하고 사람을 키운 경험처럼 내가 가져갈 수 있는 것입니다. 직함 자산은 반드시 끝나지만 역량 자산은 이동 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 잘하는 팀장이든 편한 팀장이든, 오래가려면 결국 같은 방향을 봐야 합니다. 직함 없이도 설명할 수 있는 나의 역량이 무엇인지 정리해두는 일입니다. 저는 분기마다 ‘직함을 빼고 내가 한 일 세 줄’을 써보고 있습니다. 의외로 잘 안 써지는 분기가 있는데, 그때가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어떤 팀장일까?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 팀원이 내 승인 없이는 일정 변경조차 못 한다.
- 내가 휴가를 가면 팀의 주요 일정이 멈춘다.
- 어려운 피드백은 ‘나중에’로 미룬 적이 많다.
- 팀 성과를 숫자 한 줄로 설명하라고 하면 막힌다.
- 팀원의 최근 고민을 두 가지 이상 말할 수 있다.
- 내 후임이 될 만한 팀원이 한 명 이상 있다.
- 직함을 빼고 내가 한 일을 세 줄로 쓸 수 있다.
앞의 네 항목에 많이 해당된다면 에이스형 병목이나 회피형 편함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뒤의 세 항목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팀과 나의 지속가능성을 점검할 때입니다. 정답을 가르는 시험이 아니라 현재 위치를 확인하는 용도로 활용해보세요.
오늘부터 일주일, 부담 없이 해볼 수 있는 작은 실험
전략을 알아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거창한 개선안보다 일주일짜리 작은 실험을 권합니다. 월요일에는 지난 한 주의 업무를 ‘내가 직접 한 일’과 ‘팀이 한 일’로 나누어 간단히 적어봅니다. 화요일에는 팀원 한 명에게 ‘요즘 가장 막히는 일이 무엇인지’ 물어봅니다.
수요일에는 내가 매번 승인하던 일 중 하나를 골라 ‘이 범위는 보고 없이 결정하세요’라고 권한을 넘겨봅니다. 목요일에는 팀의 성과 중 하나를 숫자 한 줄로 적어봅니다. 숫자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것이 지금 가장 먼저 보완할 부분입니다. 금요일에는 직함을 뺀 나의 이번 주 성과를 세 줄로 써봅니다.
이 다섯 가지를 모두 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한 가지만 해도 팀의 흐름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권한을 넘기는 일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불안한 마음이 앞섰지만 몇 번 반복하니 팀원이 오히려 더 꼼꼼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팀장이 되려는 욕심을 내려놓는 일입니다. 에이스형의 장점과 안전감형의 장점을 하루아침에 모두 갖출 수는 없습니다. 다만 내가 어느 쪽으로 기울어 있는지 알고, 한 칸씩 균형을 맞추려는 사람은 확실히 오래갑니다. 지금 이 글을 끝까지 읽고 계신다는 것 자체가 이미 그 방향으로 가고 계신다는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마치며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일 잘하는 팀장과 편한 팀장 중 누가 더 오래갈까요?
제 답은 이렇습니다. 일을 시스템으로 만들고, 편함을 안전감으로 만드는 사람이 오래갑니다. 개인 능력에 기대는 에이스형과 갈등을 피하는 회피형은 둘 다 한계가 분명합니다.
저는 이 결론을 팀장 시절의 후회와 지금의 실험에서 얻었습니다. 완벽한 답이라고 주장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4주간 시간을 기록하고, 위임 기준을 문서로 남기고, 직함 없는 이력서를 써보는 작은 실험은 오늘 당장 시작할 수 있습니다. 직접 해보고 느낀 것을 이 블로그에 계속 기록하겠습니다.
오래간다는 것은 버틴다는 뜻이 아니라, 다음 자리에서도 쓰일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한다는 뜻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오늘 팀장이든 아니든,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시길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일 잘하는 팀장과 편한 팀장 중, 승진에는 누가 더 유리한가요?
단기적으로는 성과가 눈에 보이는 에이스형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직급이 올라갈수록 개인 성과보다 팀 성과와 후임 육성이 평가 비중을 차지하므로, 팀이 스스로 돌아가는 구조를 만든 사람이 유리해진다고 생각합니다.
Q2. 편한 팀장이라는 평가를 받으면 무능해 보이지 않을까요?
편함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편함이 낮은 이직률, 재작업 감소 같은 숫자로 설명된다면 오히려 강점입니다. 반대로 기준을 낮추거나 피드백을 피하는 편함이라면 위험하니, 팀 단위 지표를 함께 관리하세요.
Q3. 팀장을 내려놓은 뒤를 준비하려면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직함을 빼고 내가 한 일을 세 줄로 써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그다음 외부 네트워크와 성과 기록을 정리하고, 연금과 소득 구조도 함께 점검하는 순서를 권합니다. 구체적인 금융 상품 선택은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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